“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해외출장만 갖다 오면 금리가 떨어지나.”
한은이 독립성을 잊고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완화정책에 끌려다닌 것 아니냐는 지적이 17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또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4년간 10% 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부양 효과를 못본 채 가계부채만 늘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호중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점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은 총재가 최 부총리와 함께 해외출장만 갔다오면 금리가 떨어졌다”며 “‘척하면 척’이 아니라 ‘척하지 않아도 척’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9월 호주 케언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때 이 총재와의 대화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금리의 금’ 자를 꺼내지 않아도 ‘척하면 척’”이라고 밝혔고, 이후 한 달 뒤 한은은 기준금리를 2.25%에서 2.0%로 0.25% 포인트 인하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이 총재 부임 이후 거듭된 금리인하로 가계부채가 100조원 가량 늘었다”며 “금리가 인하됐지만 경제성장률은 2%대로 떨어지고 실물경제 파급효과는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금리정책 여력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이 하한선에 도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기획재정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137.6%로 집계돼 2010년말(127.7%)에 비해 9.9%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부채 증가율은 6.5%로 가계소득 증가율(3.7%)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17년까지 현 수준보다 5% 포인트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와 가계부채 속도를 감안하면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왜 한은총재가 부총리와 해외출장 갖다오면 금리 내리나”…독립성 비판
입력 2015-09-17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