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이 문재인 대표 재신임 투표 실시 여부를 두고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문 대표는 당 중앙위원회가 압도적 찬성으로 혁신안을 통과시킨 것을 발판 삼아 재신임 투표까지 밀어붙이는 반면, 비주류는 반발하고 있다.
문 대표는 17일 재신임 투표 의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재신임 이야기는 다 드렸다.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류 측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와 관련 “추석 전에 국민들께 이 문제에 대한 응답을 주는 게 도리라 생각한다”며 “중앙위 (혁신안) 통과로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거나 미봉이 된다면 당과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표는 당초 13~15일 재신임투표 실시 후 16일 중앙위 직후 결과 발표를 추진했지만 안철수 의원과 당내 중진들이 반대하자 일단 연기한 상태다. 하지만 재신임 투표를 통해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을 정리하겠다는 뜻은 여전하다. 문 대표 측은 20일이나 21일 투표를 개시해 3일 간 투표를 진행한 뒤 23일이나 24일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주류 진영은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문 대표는 재신임 제안을 철회해야 한다”며 “노태우 대통령의 중간평가는 DJ총재가,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투표제안도 여야가 반대해 철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안철수 의원 등 다수가 반대한다면 이제 문재인 대표는 통합의 길로 가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문 대표가) 미래지향적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며 재신임 투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날 중앙위 혁신안 의결에 대해서도 “통합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는 썩 많지 않은 것 같다. 평가가 인색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과 가까운 송호창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문 대표가 재신임을 철회해야 한다”며 “재신임이 안 된다면 극심한 혼란이 있을 것이고, 된다고 해도 내부 이견이나 다른 의견들이 수렴되는 것이 아니라 표결 절차를 통해 뜻만 보여주고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재신임 투표와 관련된 찬반 논란을 절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문 대표가 지난 15일 안 의원과의 회동 이후 “추후 의견을 나누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친노(친노무현)계인 김경협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 “만약 당 흔들기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거나 담보한다면 재신임 문제는 재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오는 20일 신당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천 의원에 합류하는 현역 의원들이 없이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지만 새정치연합의 당내 갈등이 계속될 경우, 신당 바람이 ‘돌풍’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새정치연합 재신임 투표로 2라운드
입력 2015-09-17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