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폭탄 오해로 체포됐던 이슬람 소년 백악관 초청

입력 2015-09-17 16:49
사진=국민일보 DB

직접 만든 시계를 학교에 가져갔다가 사제폭탄으로 오인받아 경찰에 체포됐던 이슬람교도 고등학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백악관에 초청받아 화제다.

16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텍사스주 어빙에 위치한 맥아더고 1학년 아흐메드 모하메드(14)를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아흐메드는 집에서 만든 시계를 학교에 가져갔다가 이를 폭탄으로 오인한 교사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 이슬람 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소년이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에 따르면 로봇과 기계에 관심이 많은 아흐메드는 지난 14일 직접 만든 사각형 도시락통만한 시계를 갖고 등교했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수모를 겪었다. 수업도중 가방에 넣어둔 시계 알람음을 들은 영어 교사가 이를 압수했고, 뒤이어 교장이 경찰을 대동하고 찾아와 아흐메드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들은 왜 폭탄을 만들었는지 묻는 한편 진술서를 쓰지 않을 경우 퇴학시키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자초지종이 알려지면서 무슬림에 대한 편견 탓에 아흐메드가 체포됐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미국 전역에서 소년에 대한 응원이 쏟아졌다.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을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유명 가수 니요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흐메드를 격려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멋진 시계구나, 아흐메드. 백악관으로 가져와볼래? 많은 애들이 너처럼 과학을 좋아하도록 해야 하는데 말이야. 그래야 미국이 좋은 나라가 되거든”이라며 초대 메시지를 보냈다. 아흐메드는 기자회견을 열고 초대를 받아들여 백악관에 가보겠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