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에 선발되지 못한 오기가 발동했을까. 안병훈(24)이 3년5개월만의 국내 출전 무대에서 엄청난 장타를 뽐내며 유럽 투어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같은 조에서 뛴 우승후보 김경태(29·신한금융그룹)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4승의 박상현(32·동아제약)을 압도했다.
안병훈은 17일 인천 베어즈 베스트 청라 골프장(파71·6953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제31회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186㎝, 96㎏에서 뿜어 나오는 드라이버샷은 동반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공식 비거리 측정홀인 2번(파5)과 18번홀(파4)에서 각각 284야드와 299야드를 날렸다. 김경태의 264야드, 266야드 보다 20~30야드를 더 멀리 쳤다. 지난 5월 유럽투어 메이저대회 BMW PGA챔피언십 우승 당시 호쾌한 장타를 다시 보는 듯 했다. 그는 3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첫 홀 더블보기에도 불구하고 2언더파 69타로 경기를 마친 김경태는 안병훈에 대해 “장타도 장타지만 쇼트게임도 잘하고 퍼트도 좋았다. 게다가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났다”며 “하루 경기해보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 국내에서 열린 발렌타인 챔피언십 출전 이후 오랜 만에 한국에서 라운딩을 한 안병훈은 이번이 첫 KPGA 투어 출전이다. 이날 주최 측이 마련한 조촐한 생일파티에서 어머니 자오즈민과 함게 촛불을 껐다. 그는 “아시아 쪽에서 경기가 열리면 어머니가 보러 오시는데 더 잘 쳐야겠다고 늘 생각한다”면서 “그린이 좀 빨라 핀까지 거리 맞추기가 쉽지 않았지만 퍼트가 잘돼 좋은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올해 일본 투어 상금왕이 유력시 되는 김경태는 “그린 빠르기가 저와 잘 맞는 것 같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며 2011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4년 만의 국내 대회 우승에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같이 쳤던 박상현은 후배들 기세에 눌린 탓인지 보기 8개에 버디는 1개에 그쳐 7오버파 78타로 무너졌다.
인천=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신한동해오픈 첫날 안병훈,장타 앞세워 김경태 압도
입력 2015-09-17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