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참 빠르구려” 에버랜드 기린 부부의 ‘은혼식’

입력 2015-09-17 12:55 수정 2015-09-17 15:05
에버랜드는 17일 부부의 25주년을 기념해 이들의 보금자리에서 조촐한 은혼식을 열었다. 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의 사파리 로스트밸리에는 25년째 동고동락하는 소문난 잉꼬부부가 있다.

1986년생 동갑내기 기린 커플인 장다리·장순이는 태어난 해부터 이곳 로스트밸리에서 함께 자랐다.

이들이 부부의 연을 맺고 첫 새끼를 낳은 1990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부부 사이에서 17마리의 새 생명이 더 태어났다.

‘국제 종(種) 정보시스템(ISIS, International Species Information System)’은 부부의 마지막 새끼인 18마리째가 태어나던 해 세계에서 가장 새끼를 많이 낳은 기린으로 장순이의 이름을 올렸다.

세월은 흘러 어느덧 부부는 29살이 됐다. 기린의 평균 수명이 약 30년이니 부부는 한평생을 한 자리에서 함께 한 셈이다.

에버랜드는 17일 부부의 25주년을 기념해 이들의 보금자리에서 조촐한 은혼식을 열었다.

부부는 평소 가장 좋아하던 사과와 양배추를 자신들의 새끼 기린들과 나눠먹고 가족사진도 찍었다. 은혼식에는 부부의 새끼들을 모두 받아낸 김종갑 사육사와 수의사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장다리·장순이 부부가 오랜 시간 건강하게 부부의 연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알맞은 사육 환경과 김 사육사를 비롯한 전문 사육사들의 보살핌,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를 아끼는 부부애가 남달랐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