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예언이면 몰라도 예고라니”… 칠레 지진에 대한 불쾌한 인터뷰

입력 2015-09-17 10:31
사진=YTN 화면 캡처

칠레 산티아고에서 8.3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 대사관에 근무하는 행정관이 현지 상황을 보다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연결한 뉴스 인터뷰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뉴스를 본 시청자들은 우리 교민 수 천 명을 지켜야 할 대사관 직원이 태연하다 못해 나태해 보인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17일 YTN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해 인근 건물이 흔들리고 주민들이 거리로 긴급 대피하고 있다는 속보를 전하면서 안은영 주 칠레 한국대사관 행정관과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다.

전화가 연결되자 진행자가 첫 질문으로 현지시간을 물었지만 한참 뒤에야 “16일 저녁 9시15분”이라고 답했다. 이후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현지 상황부터 알려달라는 요구에 안 행정관은 “사람들이 놀라긴 했지만 산티아고는 지진 설비가 잘 돼 있어 아직까지 건물 또는 인명 피해는 없다”며 “지하철이나 버스 등이 정상 운행 되고 있다”며 침착하게 말했다.

진행자가 수 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으로 전해졌다며 되묻자 그녀는 “마침 제가 백화점에 있었다. 백화점 전체에서 유리 하나 정도 깨졌고 떨어진 건 없었으며 사람들이 대피했지만 차분히 밖으로 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현지에 우리 교민들이 얼마나 되는 지 묻는 질문에는 “예상으로는 2700명 정도 전국에 있는데 대부분 산티아고에 거주하고 있다”며 “100명에서 200명 정도 추정하고 있는지만 정확한 숫자는 아마”라며 말을 흐렸다.

쓰나미 경보에 대해서는 “조금 전 집에 도착했다. 해안 쪽은 경보가 내려져 사람들이 대피하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자신이 직접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한 만큼 교통도 정상이며 한때 불통이었던 전화도 복구돼 통신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그녀는 현지 언론들이 어떻게 보도하고 있냐는 질문에 “해안가는 다 대피하라고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정부에서 정확히 어떤 말을 했는지 제가 아직 보도를 보지 못했다”고 말해 차분함을 넘어 태연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진행자는 4개월 전 칠레 칼부코 화산이 42년 만에 폭발해 이른바 불의 고리 50년 주기설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설명과 함께 지진이나 화산폭발에 관련해 예고 가 없었냐는 질문에는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헛웃음 지은 그녀는 “지진은 주기적으로 늘 있었기 때문에 예고라기보다 예언 같은데, 최근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불성실한 태도에 진행자가 “걱정했던 내용이 없는 지 묻는 거다”라고 지적하자 자신은 공식적으로 들은 바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뉴스를 접한 시청자들은 안 행정관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며 침착과 차분을 넘어 태연하고 나태한 공무원의 모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지 교민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심한데 예고 여부를 묻는 질문에 예언이라며 조롱한 태도가 볼썽사납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현지 상황이 우리보다 심각하지 않다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론도 나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