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측의 주류는 16일 중앙위원회에서 공천혁신안을 원만히 처리하기 위해 막판까지 비주류를 대상으로 물밑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가 내민 카드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결의안이었다.
공천혁신안에 부정적인 상당수 비주류와 원외위원장들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판단해 16일 중앙위에서 혁신안 처리 전에 이 안건을 결의안 형태로 먼저 처리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이석현 국회부의장에게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측 핵심인사는 15일 밤 늦게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주류 인사를 만나 이런 제안을 하며 수용 의사를 타진했다. ▲혁신안 통과 및 실천 ▲당의 단합 ▲야권 대통합의 의지를 담은 결의안도 함께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을 받은 비주류 의원들은 단일한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는 중앙위 개최 전에도 회동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중앙위 회의에 참석했다.
문 대표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저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공약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이 중론이면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향적인 언급을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혁신위가 결론낸) 국민공천단도 승리를 위한 결단"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것도 이유가 있으면 변화가 가능하다"고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 중앙위 회의 도중 일부 중앙위원들은 내년 총선 공천방식이 여럿인데 도대체 어떤 것을 도입하느냐고 질문했고, 김성곤 중앙위 의장과 김상곤 위원장은 혁신위 안은 물론 오픈 프라이머리도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당헌에는 여야 합의시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수 있다는 부칙 조항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종걸 원내대표는 중앙위 말미에 발언을 신청해 '당 통합추진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김 의장이 좋은 의견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의 제안은 전날 주류의 야권대통합 결의 제안에서 착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결의안이 주류가 비주류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혁신안을 희생시키고 원칙을 저버리며 무리하게 제안한 것 아니냐는 비판론도 나온다.
비주류 한 의원은 "혁신위 안과 오픈 프라이머리가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판단해 주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주류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의사가 있었다면 비주류와 처음부터 그렇게 각을 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윗 글에서 "문 대표는 (중앙위에서) 오픈 프라이머리를 수용할 수도, 혁신안은 수정 보완 가능하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왜 그렇게 몰아붙이고 대표 신임까지 걸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주류측 인사는 "문 대표나 혁신위가 반대한 것은 정당이 일률적으로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토록 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안"이라며 "정당이 공천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반대한 적이 없다. 따라서 비주류에 제안한 안이 혁신안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野주류, 비주류에 오픈프라이머리 결의 제안 물밑협상...비주류, 의견 갈려 거부
입력 2015-09-16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