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로 날아든 155㎜ 포 조명탄…철원 주민 '불안'

입력 2015-09-16 19:57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도 철원군의 한 마을로 군 사격훈련 중 발사된 조명탄 여러 발이 날아들어 주민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오후 7시쯤 군 사격장 피탄지(포탄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1㎞가량 떨어진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3리로 조명탄이 잇따라 떨어졌다.

주민 조모(71)씨는 마을회관에서 차를 몰고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조명탄이 떨어지자 급히 차를 세웠다.

조씨는 자칫 조명탄과 부딪쳤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주민 3명도 눈앞에 떨어지는 조명탄에 당혹함을 금치 못했다.

이날 마을과 주변에 떨어진 조명탄은 주민이 확인한 것만 6개나 됐다. 연소한 조명탄 무게는 개당 1㎏ 정도로 목표지점 700m 상공에서 폭발, 120초 동안 주변을 비추며 낙하하게 설계돼 있다.

주민은 재발방지 대책이 나올 때까지 사격 중지를 요구했다.

허태길 이장은 “운동을 마치고 가던 주민 중 1명은 조명탄에 놀라 넘어지면서 얼굴과 입술이 다쳐 병원에 갔다”면서 “60년가량 계속되는 포 사격 때문에 불안해 못 살겠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조명탄과 연결된 낙하산이 바람을 타고 마을로 날아간 사실을 알고 사격을 중단했다”면서 “포 사격훈련장을 옮기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2014년 6월 19일에는 전차에서 발사된 K-6 기관총 탄알(12.7㎜) 한발이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떨어져 소동이 빚어졌다. 2009년 5월 7일에는 마을 뒷산 등산로 인근에 155mm 곡사포탄이 떨어져 폭발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철원= 서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