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중앙위원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당의 단결과 혁신을 위해 기꺼이 참석해주신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지금 혁신이냐 기득권이냐, 단결이냐 분열이냐,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오늘 존경하는 중앙위원 동지들께서 기득권이 아니라 혁신을, 분열이 아니라 단결을 선택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9월18일은 우리당의 창당 60주년입니다. 우리에게 지난 60년은 민주주의와 민생,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독재와 특권과 분단과 맞서 싸웠던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그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단결할 때 승리했고, 분열할 때 패배했습니다. 혁신할 때 승리했고, 안주할 때 패배했습니다.
1997년 수평적 정권교체, 2002년 정권재창출 모두 단결과 혁신의 승리였습니다. 반면에 우리에게는 뼈아픈 분열의 역사도 있습니다. 4.19혁명 후 신구파 분열은 5.16 군사 쿠데타로 이어졌고, 6월 항쟁 후 야권 분열은 극우정권을 연장시켜주었습니다. 2007년 대선 이후 거듭되는 패배도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하고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오늘 중앙위원회는 반드시 단결과 혁신을 위해 마음을 함께 모으고 다시 힘차게 출발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오늘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은 갑자기 솟아난 것이 아닙니다. 손학규 대표 때의 ‘천정배 혁신안’, 문희상 비대위원장 때의 ‘정해구 혁신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때의 ‘백승헌 혁신안’이 지금의 혁신위로 이어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혁신안이 다 만족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일단 오늘 혁신안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시작을 삼아야 합니다.
부족한 점은 앞으로 보완하면 됩니다. 경선룰만 하더라도 안심번호를 이용한 100% 국민 경선과 30% 당원 참여 방안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아예 오픈프라이머리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픈프라이머리를 공약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것이 당의 중론이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은 혁신위에 기댈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함께 해나가면 됩니다.
어제 저와 안철수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제시한 세 가지 본질적인 혁신을 오늘 중앙위원회 이후에 함께 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무슨 혁신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던 우리의 다짐은 또다시 헛된 다짐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말하든 말만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갈등이 있으니 중앙위를 연기하자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갈등이 없다면 그것이 무슨 혁신이겠습니까. 갈등을 피한다면 어떻게 혁신할 수 있겠습니까. 제발 혁신위의 혁신안을 계파적인 관점에서 보지 말아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혁신에 무슨 주류, 비주류가 있겠습니까. 기득권을 내려놓는 혁신을 하지 않으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대의를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오늘 중앙위원회 이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탈당을 말하고 분당을 말하는 분열과 갈등을 끝내야 합니다. 갈라진 야권을 통합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인 혁신도 해야 합니다. 좋은 인재를 많이 영입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총선 승리를 향해 매진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혁신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당이 주저앉아 버리고 말 것입니다.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오늘 혁신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오늘 중앙위원회를 지켜보고 있는 당원과 지지자들께 희망을 만들어 달라고.
감사합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전문] 문재인, 중앙위 연설문 “기득권 내려놓지 않으면 총선 승리 불가능”
입력 2015-09-16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