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포털, 악마의 편집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 만들고 있다”

입력 2015-09-16 15:58

새누리당은 16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의 공정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으나 정작 '당사자'인 포털 관계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의미가 퇴색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애초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 센터장,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하루를 앞두고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연 부원장인 이재영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논의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음에도 토론회에 오지 않은 네이버와 다음에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다"면서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앞으로 함께 참여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당 관계자는 "정말 황당하다"면서 "집권여당을 무시하는 것은 둘째치고 공적인 행사에 참석을 약속해놓고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포털 뉴스의 공정성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언급하면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의도했든 안 했든 중립적 정보의 흐름을 결과적으로 왜곡한다면 국민이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포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악마의 편집'을 통해서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하고 과장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또 사이비 언론 행위나 동일기사 반복전송, 낚시기사 등 저질 기사 난립도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시가총액이 약 15조원, 다음카카오는 10조원대 대기업으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학계와 언론계 전문가들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이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포털의 공정성 제고 및 뉴스유통 생태계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포털이 작금의 정치편향성, 선정성 논란을 해소하고 뉴스공급자인 언론사와의 상생을 위해 뉴스콘텐츠 선정 및 편집, 배열 등의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를 맡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는 "결국은 포털들이 뉴스를 유통하는 방식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좋은 뉴스 생산하는 언론사들은 점점 채산성이 떨어지는 반면 적은 인력으로 남이 쓴 뉴스를 빨리 베끼고 '어뷰징'(동일기사 반복전송) 등을 하는 언론사들은 오히려 선호하는 것"이라면서 "포털 뉴스 검색결과와 순서배치 등에 대한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승호 신문협회 사무총장도 "종이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서 뉴스소비를 할 때보다 (포털의 등장으로) 전체 국민의 뉴스소비량은 커졌지만, 소비자들의 후생과 편의는 커지지 않았을 뿐더러 뉴스의 질도 상당히 떨어졌다"고 비판하며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연의 의뢰를 받아 관련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 서강대 최형우 교수는 "양질의 (뉴스)콘텐츠를 생산하는 부분이 현재 포털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충돌한다"면서 포털 등의 플랫폼사업에 대해 "장려·지원책도 있어야 하지만 자율적인 규제나 사회적인 규제도 논의해야 하고, 특히 뉴스콘텐츠는 사회적인 공기(公器)에서 별도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