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개막한 프로농구에서 벌써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 바로 전주 KCC의 안드레 에밋(191㎝)이다.
에밋은 지난 1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21분 17초를 뛰고 21점을 몰아넣어 팀의 92대 88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89-88로 근소하게 앞선 종료 18초를 남기고 전광석화 같은 돌파에 이은 골밑 득점으로 승부를 갈랐다. 당시 전주 홈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초보 사령탑 추승균 감독에게도 첫 승을 선물했다. 앞서 서울 SK와의 개막전에서도 비록 팀은 73대 80으로 패했지만 에밋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0점을 림에 꽂았다. 당시 에밋을 막았던 상대 팀 선수들은 “1대 1로 막기 힘들다. 도움 수비가 꼭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에밋은 지난 두 번의 경기에서 돌파와 패스, 슈팅 등 단신선수가 갖춰야할 능력을 모두 겸비한 것으로 판명됐다. 골을 넣을 때도 플로터 슛, 훅 슛, 언더 슛 등 다양한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한다.
에밋은 지난 7월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부터 주목 받았다. 통상적으로 이번 드래프트에선 1라운드에서 키 193㎝ 이상의 장신 선수를 뽑고, 2라운드에 단신을 선택했다. 그런데 에밋은 단신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1라운드에 KCC에 지명됐다. 그만큼 운동능력은 물론 힘에서도 출중한 기량을 자랑한다. 추 감독도 “애초부터 에밋을 뽑으려고 했다. 더 높은 지명권을 얻었어도 에밋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했다.
에밋의 전력은 화려하다. 2004년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5순위로 시애틀 슈퍼소닉스에 입단했다. 또 리투아니아, 프랑스 등 유럽리그도 경험했다. 지난 시즌에는 NBA의 2부리그 격인 D리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밋은 “누구와 붙든 상관하지 않고 팀만 생각할 것”이라며 “올 시즌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서 이겨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우승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안드레 에밋’ 만나 날개 단 KCC 함대
입력 2015-09-16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