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하루 40분, 평일 출·퇴근길에만 스마트폰을 이용해 음악을 듣는다. 최신곡을 선호하는 탓에 다운로드를 받아 음원을 저장하는 대신 인터넷 연결을 통해 매일 새로운 음악을 듣는 스트리밍(데이터 연결을 통한 재생)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A씨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로 내는 돈은 월 6000원(부가세 별도). 한 곡당 4분으로 계산하면 A씨의 음원 재생 횟수는 200회 정도다.
‘지니’를 서비스 하고 있는 KT 뮤직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최초 후불 음악 감상 요금제인 ‘지니 알뜰음악감상’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월정액을 내면 스트리밍 방식으로 무제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존 방식 대신, 월 기본료 100원에 1회당 10원의 요금을 추가하는 종량제 방식이다. A씨가 지니를 이용하게 되면 월 요금은 2100원이 된다. 정액제 대비 65% 저렴하게 음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KT뮤직 김성욱 대표는 “사용량이 적어 주저하던 이용자들을 음원 서비스 시장에 새롭게 끌어들이는 방식의 서비스”라고 말했다.
6000원 정액제 요금을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KT뮤직 이용료로 환산하면 이용할 수 있는 음원 재생 횟수는 590회(음원 1곡 재생 횟수)정도다. 590회 이상 듣는 이용자의 경우 기존 정액제를 이용하는 것이 낫지만, 그에 못 미치는 음악을 경우 KT뮤직의 후불 요금제가 더 유리하다.
KT뮤직 측이 새로운 방식의 요금제를 출시한 배경에는 음원 시장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한국 디지털 음악 산업 자체가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음원 시장도 새로운 가입자를 더 유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애플이 운영하는 ‘애플뮤직’ 등도 국내 서비스 출시설이 나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뮤직 측은 요금제 문턱을 낮춰 새로운 소비자들에게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음원 저작권 징수규정에 따르면 음악 감상 가격은 1곡당 12원이다. 하지만 KT뮤직 측은 10원에 제공키로 했다. 마진폭을 줄여 서비스를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음원을 생산하는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저작권료 분배율은 이전과 동일하다. KT뮤직 측은 전체 시장 파이가 커지면 음원 저작권자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KT뮤직은 이날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상황별 음악 추천 재생 등의 서비스도 선보였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KT뮤직, 정액제 대신 스트리밍 음원 종량제 출시… ‘지니 알뜰음악감상’
입력 2015-09-16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