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탈모방지샴푸, 믿다간 큰코 다쳐요

입력 2015-09-16 11:37
은행원 최 모씨(39·남)는 최근 들어 비듬도 많아지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자 고민하다 우연히 보게된 홈쇼핑 방송을 보고 탈모방지샴푸를 구입했다. 홈쇼핑 광고의 탈모방지샴푸를 꾸준히 사용하면 두피개선의 효과가 있어 비듬이 사라지며, 발모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보고 일반 샴푸의 2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었지만 당장 주문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머리를 감고 관리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여전히 두피는 가려웠고 아침이면 베개와 이불에 빠진 머리카락이 수북했다.

탈모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탈모방지샴푸를 구입해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강한피부과 두피클리닉에서 탈모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95%의 환자들이 “병원치료를 받기 전 탈모샴푸를 사용해왔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탈모샴푸를 사용한 후의 탈모감소 및 발모증진 효과에 대해서는 “85%의 환자들이 거의 효과가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탈모방지샴푸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역할의 기능성 샴푸일 뿐 ‘탈모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탈모방지샴푸를 치료제라고 오인해 장기간 사용하다 오히려 초기의 탈모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반드시 자신의 두피상태를 점검해보고 적절한 탈모치료를 초기에 받아야 본격적인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불티나게 판매되는 탈모방지샴푸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탈모방지, 발모효과, 모발재생 등의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되고 있는 제품이 많다. 하지만 식약청 자료에 의하면 일반 샴푸나 화장품에 이러한 표현을 사용해 광고할 수 없다.

탈모방지 및 양모효과를 광고하려면 의약외품인 양모제로, 탈모증 치료 등을 표방하려면 반드시 의약품으로 식약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탈모샴푸로 탈모방지와 발모효과를 보고 싶다면 의약품 허가를 받은 치료용 샴푸를 구입해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진다고 해서 무조건 탈모증을 의심할 수는 없다. 최근의 영양상태가 나빴다거나 두피, 모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인 경우다 많다. 하지만 장기간 두피상태가 건강하지 않으면 모근과 모낭이 부실해서 탈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자신의 두피 상태를 점검해보고 거기에 맞게 관리해주면 정상 두피, 정상 모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우선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를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성용, 건성용에 따라 세정력에 차이가있기 때문. 또한 외출 후 세안이 필수이듯 자기 전에 머리를 감는 것이 두피 건강에는 좋다. 다만 부스스해져 머리 연출이 어려운 경우에는 아침에 감되 꼼꼼히 말려줘야 한다. 샴푸전에는 빗질을 해준다.

엉킨 머리카락을 풀어주고 두피도 마사지하는 동시에 노폐물과 더러움을 제거해준다. 샴푸 잔여물은 두피 트러블, 모발 손상, 가려움 등의 원인이 되므로 철저하게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건조하고 자극받은 두피일수록 순한 샴푸를 사용하고, 비듬이 심하면 전용샴푸를 처방받아 사용하도록 한다. 머리를 깨끗이 감아도 심하게 두피가 가렵거나 비듬이 사라지지 않을 때는 피부과 두피클리닉에서 두피 스케일링을 받아 묵은 두피 각질을 벗겨내는 것도 두피 청결관리에 도움이 된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