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젊은 풀백 루크 쇼(20)가 ‘살인태클’로 쓰러져 처참한 기분을 SNS에 적었다. 가해자인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의 수비수 엑토르 모레노(27·멕시코)는 사과했다.
쇼는 16일 트위터에 “내가 얼마나 처참한 기분인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모든 격려에 감사하다. 재활을 향한 장도는 이제 시작이다. 강해져서 복귀하겠다”고 적었다. 쇼가 트윗한 시간은 경기 중인 오전 4시54분이었다.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작성한 트윗으로 보인다.
쇼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B조 1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14분 모레노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상대 진영을 뚫기 위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였다.
모레노는 두 발을 들어 슬라이딩 태클을 가했다. 일명 ‘살인태클’로 불리는 비신사적 행위였다. 모레노는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쇼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서지 못했다. 맨유 의료진은 그라운드에서 10여분간 치료를 시도했지만 쇼의 몸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쇼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른쪽 다리의 이중 골절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스무 살로 앞으로 15년간 상승곡선을 탈 수 있는 어린 쇼에겐 선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치명적 부상이다. 쇼도 골절의 통증보다는 앞으로의 선수생활을 걱정해 처참한 기분을 트위터에 적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 축구팬들은 모레노를 일제히 비난했다. 모레노는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트위터에 사과했다. 모레노는 쇼의 트위터 계정을 연결하면서 “무엇보다 내 모든 기운을 그에게 보내고 싶다. 나도 같은 부상을 당한 적이 있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다. 빠르게 회복하길 희망한다. 완벽한 몸 상태로 그라운드에서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쇼의 회신은 없었다.
맨유는 1대 2로 졌다. 맨유와 에인트호벤의 맞대결은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개막일 최고의 빅 매치로 관심을 모았지만 모레노의 살인태클로 축제 분위기를 키우지 못하고 비난 속에서 끝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루크쇼 “처참한 기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가해자는 사과
입력 2015-09-16 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