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400여명의 사상자가 난 ‘메카 참사’로 이슬람 성지의 무분별한 개발사업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제2의 성지인 메디나의 개발·확장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이잘 빈살만 메디나 주지사는 이날 메디나 개발 계획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해 “5000억 리얄(약 158조원) 규모의 메디나 개발·확장 계획이 국왕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이번에 크레인 붕괴사고가 난 메카 대사원(마지드 알하람) 다음으로 이슬람의 최고성지로 꼽히는 마지드 알나바위 모스크(예언자의 모스크)의 규모를 넓히는 공사도 포함됐다. 또 현재 400만㎡인 공항을 10배로 늘리고 마지드 알나바위 모스크에서 다른 성지인 쿠바 모스크를 잇는 3㎞ 길이의 도로도 개통된다.
파이잘 주지사는 “메디나는 주민이 생활하기 편리한 도시이자 세계 각처의 무슬림이 안전하게 성지순례할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모든 개발·확장 계획을 진행하고 감시하는 특별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계획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종교·문화적 유적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작업이 동반된다”고 덧붙였다.
메디나는 이슬람 예언자 모하마드가 메카 기득권층의 압박에 밀려 이주한 곳으로 이슬람에서는 이를 히즈라(거룩한 도피)라고 부른다. 이 히즈라가 일어난 서기 622년이 이슬람력(히즈라력)의 원년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사우디 ‘난개발’ 비판, ‘메카 참사’ 제2성지 대규모 확장 추진
입력 2015-09-15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