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5일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초까지 노동개혁 5대 입법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법안 심의의 '첫 관문'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일부 위원들을 교체하기로 했다.
내달 초 국정감사가 끝나면 노동개혁 5개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가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에서부터 시작되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전투력과 전문성을 보강하고 전열정비에 나선 것이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감이 끝나면 환노위에 이완구 전 총리 대신 이인제 최고위원을 넣는 등 두 분 정도를 사보임할 생각"이라며 "당내에는 당 노동특위 위원장과 간사가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노동개혁 관련 입법을 둘러싼 여야간 사활을 건 대치가 예상되는 환노위는 새정치연합 김영주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여야 위원이 '8대 8' 동수여서 새누리당으로선 원내 과반이라는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환노위 자체 정치지형은 불리한 형국인 것으로 지적돼왔다.
야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이번 정기국회내 노동개혁 입법심사를 마칠 방법이 없다.
더군다나 환노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전문성이나 전투력에 있어서도 야당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현재 환노위는 간사인 권성동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6명 전원이 초선이고 이중 5명이 비례대표 의원들이다.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인 최봉홍 의원을 제외하면 다른 의원들은 노동계와 특별한 인연도 없는 인사들이다.
더군다나 환노위에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재판을 받느라 사실상 의정활동을 중단한 이완구 전 총리도 속해 있어 사실상 "여소야대(與小野大) 상임위'나 다를 바 없다.
반면에 야당 위원 면면을 보면 노동 분야의 전문성과 전투력을 갖춘 강성 성향의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을 지낸 김영주 위원장,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출신의 은수미 의원,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의 한정애 의원이 대표적이다.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과 우원식 장하나 의원은 비정규직 문제 등을 집중 다뤄온 당 을지로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25년 노동운동 경력을 갖춘 노동운동의 대모 격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환노위 소속이다.
이런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새누리당은 노동부 장관 출신이자 이번 노동개혁을 주도해 온 이인제 당 노동특위 위원장, 노동부 관료 출신의 이완영 당 노동특위 간사를 긴급 수혈키로 한 데 이어 추가 인력 보강까지도 검토 중이다.
한 관계자는 "노동개혁 관련 법안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들로부터 '우리한테 좋은 법안들인데 왜 통과시켜주지 않느냐'는 원성이 높아질 만한 내용들"이라며 "환노위원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TV토론 등 여론전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與, 환노위에 전투력 보강” 이인제 이완영+α 투입
입력 2015-09-15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