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상당수가 자동소화설비를 갖추지 않거나 소방차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제주대학교·소방본부·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19일까지 도내 16곳 풍력발전단지 86기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도는 지난 7월 7일 발생한 김녕풍력발전단지 발전기 화재를 계기로 자동소화설비 설치여부와 화재 등 비상시 신속한 접근을 위한 진입로 확보 상태, 시설물 안전관리 등에 대한 실태를 파악했다.
점검 결과 풍력발전단지 4곳 가운데 한곳 만 자동소화설비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발전기의 경우 주요 설비가 상부(나셀)에 배치된 관계로, 화재가 발생하면 사람들의 접근이 불가능해 자동소화설비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16곳 중 4곳(86기 중 35기)이 자동소화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나머지 발전기는 소방차 등이 접근해 외부에서 수동으로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풍력발전기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차의 진입을 위해 차량동선 표지판 등의 설치가 필요하지만 16곳 단지 가운데 11곳 단지가 안내표지판을 설치했고, 4곳 단지는 소방차 진입이 아예 곤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안에 설치돼 바닷물이 들어올 경우 아예 접근할 수 없는 곳도 있었다.
풍력발전시설에 대한 소방 규정 역시 허술한 것으로 조사돼 제도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법적으로 풍력발전기 내부는 소방시설 대상물에 해당되지 않아 소화설비 기준이 없고, 단지별로 시설 기준에도 큰 차이를 보였다.
도는 ‘제주도 풍력발전사업허가 및 지구지정에 관한 조례’ 등 을 개정해 소방시설(자동소화설비) 설치 의무화, 리프트에 대한 검사기준 마련, 소방차 진입로 확보, 안내표지판 설치 등을 강제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 풍력발전기 상당수 화재에 취약
입력 2015-09-15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