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리는 언제든 핵무기로 답할 것”

입력 2015-09-15 17:06

북한이 15일 “우리는 언제든 핵뢰성(핵무기)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전날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위협에 이어 나온 이번 언급은 4차 핵실험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8·25 남북합의’에 따라 완화되던 한반도 정세를 다시 격화시키는 조치로 해석된다.

만약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서고, 뒤 이어 핵실험에 착수할 경우 남북 관계의 급냉은 물론, 미·중 등 한반도 주변국과 국제사회마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무분별한 적대시 정책에 매여달리면서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2013년 2월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자주의 핵뢰성을 울렸다’는 표현을 썼다”며 “이번에 또 이런 표현을 쓴 것으로 미뤄 제4차 핵실험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원자력연구원장은 “각종 핵무기들의 질량적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핵 억제력의 신뢰성을 백방으로 담보하기 위한 연구와 생산에서 연일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핵보유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산물”이라며 “다시 말해 미국의 극단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에 대처한 자위적 조치”라고 했다.

또 “우리를 핵 보유로 떠민 미국의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으며 오히려 우리의 제도 전복을 내놓고 추구하는 보다 노골적이고 비열한 수법들로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전문기관과 언론들은 영변 핵시설에서 새로운 활동이 포착되었다느니, 영변지구에서의 핵 활동이 우려된다느니 하고 떠들어 대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울러 2013년 4월 북한 원자력총국 대변인이 핵무기 생산 의지를 공개 천명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원자력연구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들과 5MW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 변경됐다”며 “재정비돼 정상가동을 시작했다”고도 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이 이번 위협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경우, 국제사회와 공조해 기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조치를 더욱 격상시키는 등 강력 대응키로 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측이 전략적 도발을 가해올 경우 관련국과 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