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프로골프에 10대 바람이 분다

입력 2015-09-14 23:42
세계 여자프로골프에 10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3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5번째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가 메이저 대회 최연소로 우승하면서 10대들의 활약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 31개 대회 중 24개 대회의 우승자가 가려진 올해 LPGA 투어에서 20세가 되지 않는 선수가 우승한 것은 7차례나 된다. 그 중심에 리디아 고가 있다.

지난 시즌 LPGA 투어 최연소 신인왕에 오른 리디아 고는 지난 2월 호주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4월 스윙잉스커츠 클래식, 지난달 캐나다 여자오픈과 이번 대회까지 4승을 거뒀다. 상금도 2년 연속 200만 달러를 돌파해 선두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맹추격중이다.

김효주(20·롯데)가 지난 3월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했을 때는 10대였다. 지난 7월 만 20세가 된 그는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노장 카리 웹(호주)에 역전승하며 LPGA 투어 첫 승을 거뒀다. 지난 5월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호주 교포 이민지(19)도 10대 기수 중의 한명이다. 그는 김효주와 김세영(22·미래에셋)에 이어 신인왕 포인트 3위를 달리고 있다.

리디아 고와 동갑내기인 브룩 헨더슨(18·캐나다)도 그 중의 한명이다. 그는 LPGA 비회원 자격으로 투어에 뛰어들어 지난달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이처럼 여자골프에 10대 돌풍이 거세진 것은 LPGA 투어 상금액이 커지면서 어릴 때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받은 선수들이 속속 투어에 입성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시절 다양한 경험을 쌓아 기량면에서도 선배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이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수년전부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선수들이 투어를 지배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995년생 동갑내기인 김효주(5승), 백규정(3승), 고진영, 김민선(각 1승)이 모두 10승을 합작하며 10대 돌풍을 이끌었다.

한편 리디아 고가 18세 4개월 20일의 나이에 메이저 챔피언이 되면서 20세가 안된 나이에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한 선수는 6명으로 늘었다. 앞서 모건 프레슬(미국), 렉시 톰슨(미국), 청야니(대만), 김효주, 박인비 등 5명이 10대에 메이저 왕관을 썼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누구도 같은 나이에 리디아 고 만큼 우승한 선수는 없었다. 그는 아마추어 때의 2승을 포함, LPGA 투어에서만 이미 9승을 올렸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