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밥보다 자주 먹는다는 커피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외국에서 들어온 먹거리입니다. 커피 중에서도 사랑을 흠뻑 받고 있는 커피믹스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토종입니다. 청출어람이라고나 할까요.
휴대와 보관이 쉬워 언제 어디서든 물만 있으면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커피믹스는 1976년 동서식품이 선보였습니다. 세계 최초였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다방커피’ 맛을 낼 수 있는 커피믹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1980~1990년대는 시장이 매년 20%씩 성장할 정도였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커피믹스의 매출이 인스턴트 커피가루 제품(솔류블 커피)을 넘어섰습니다. 회사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커피를 타주는 여유 인력들이 사무실에서 사라졌지요. 타주는 커피를 받아 마시던 이들이 직접 타서 마시게 됐는데 일정한 맛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거죠. 최적의 배합비가 맞춰져 항상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커피믹스를 찾는 이들이 한층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커피믹스 독주에 딴죽을 건 것은 원두 커피믹스입니다. 원두 커피믹스가 등장한 2012년 사상 처음으로 커피믹스는 마이너스(-0.6%)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커피믹스는 국내 커피 시장에서는 여전히 최강자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마신 커피믹스는 약 1조 400억원어치(A.C 닐슨 기준)나 됩니다. 이는 전체 커피 시장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지요.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커피믹스는 명절 선물로도 인기 최고지요. 바로 국민 컨슈머리포트 ‘추석선물 시리즈 2’에서 커피믹스를 선택한 이유이지요. 커피믹스에 대한 평가는 커피 유통 브랜드 ‘어라운지’ 선유도점(서울 영등포구)에서 지난 11일 진행됐습니다. 평가는 어라운지 소속 바리스타 박초아·박재근·서은씨, 로스터 권혁훈·박기범씨가 맡았습니다.
커피 믹스 평가는 커피의 단맛(Sweetness), 풍미(Flavor), 쓴맛(Bitter), 뒷맛(Aftertaste), 강도(Intencity)를 중심으로 평가한 이후 1차 총평가를 했습니다. 성분을 공개한 뒤 이에 대한 평가를 했고, 가격을 공개한 다음 최종평가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했다.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프리미엄’, 네슬레의 ‘네스카페 신선한 모카’, 이마트 PB 상품 ‘e 마트 모카골드’, 말레이시아산 ‘알리카페 클래식’. 이 5개 브랜드 커피믹스를 1~5 번호가 표기된 5개의 종이컵에 각각 담아 평가자들에게 내놨습니다. 평가자들은 뜨거운 물을 계량컵을 이용해 150㏄씩 부은 다음 각각의 막대기로 잘 저었습니다. 맛이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 완전히 녹인 다음 평가자들은 각각의 커피를 한 모금씩 머금은 채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면서 향과 맛을 음미했습니다. 여러 차례 마셔가며 조심스럽게 평가를 해나갔습니다. 어떤 브랜드의 커피믹스가 최고점을 받았을까요? 여러분이 마음에 둔 바로 그 브랜드일까요? 아니면 다크호스가 나타났을까요?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국민 컨슈머리포트-커피 믹스] 바리스타·로스터의 커피 믹스 평가, 승자는?
입력 2015-09-14 2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