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천재… LPGA의 기록 제조기 리디아 고

입력 2015-09-14 16:20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기록 제조기’다. 특히 ‘최연소’에 관한 한 그의 독무대다. 그래서 일찌감치 ‘골프 천재’로 불렸다.

13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리디아 고는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단독 선두 이미향(22·볼빅)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했지만 버디만 8개 잡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쳐 2위 렉시 톰슨(미국)에 6타 앞선 완벽한 역전승을 거뒀다. 리디아 고의 여러 최연소 기록에 ‘최연소 메이저 우승’이란 찬사가 더해진 것이다. 이날로 18세4개월20일이 된 리디아 고는 2007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모건 프레셀(27·미국)이 세운 최연소 메이저 우승기록(18세10개월9일)을 5개월여 앞당겼다.

리디아 고가 세운 수많은 최연소 기록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프로대회 최연소 우승(14세9개월), LPGA 투어 최연소 우승(15세4개월), LPGA 투어 최연소 2승(16세 4개월), 유럽여자프로골프 최연소 우승(15세9개월), 최연소 상금 100만 달러(17세2개월), LPGA 최연소 신인왕(17세7개월), 최연소 세계랭킹 1위(17세9개월) 등이 그것이다.

앞서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8승을 올렸지만 메이저대회 무관이란 약점이 작은 상처로 남았다. 세계랭킹 1, 2위를 다투고 있는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투어 16승 가운데 메이저에서만 7승을 거둔 것과 자주 비교되곤 했다. 메이저대회만 되면 이에 대한 질문이 그를 괴롭히기도 했다. 이번 대회 우승 후 리디아 고는 “메이저 최연소 우승 기록보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 자체가 기쁘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우승상금 48만7500 달러(약 5억7800만원)를 받은 리디아 고는 시즌 4승, 투어 통산 9승과 함께 2년 연속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219만 달러)했다. 리디아 고의 우승으로 올해 5차례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가운데 한국(계) 선수가 최근 4차례 대회를 석권했다. 첫 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브리트니 린시컴(미국)이 우승했지만 이후 박인비가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오픈,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US오픈을 제패했었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국적이지만 내 몸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많은 한국 분들이 아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내년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