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보다 강한 아라미드 섬유, 코오롱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

입력 2015-09-14 17:18
강철보다 강도가 5배나 높은 섬유인 ‘아라미드(Aramid)’ 관련 사업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6년에 걸친 미국 듀폰사(社)와의 지루한 소송을 지난 5월 마무리 지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자사의 아라미드 브랜드인 ‘헤라크론’ 생산 확대에 나서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아라미드는 미국 화학기업 듀폰이 1970년대 초 개발한 고강도·고내열성 섬유다. 크게 고강도의 물성과 내열성을 지닌 파라계와, 강도보다는 내열성이 우수한 메타계로 나뉜다. 헤라크론은 파라계 아라미드 섬유다.

일반적으로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는 섭씨 200도가 넘으면 열에 녹게 된다. 그러나 아라미드 섬유는 타거나 녹지 않고 섭씨 500도가 넘어야 비로소 검게 탄화(탄소로 변함)한다. 또 직경 약 1.6㎜의 가느다란 실로 만들어도 성인 약 5명에 해당하는 350㎏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강도를 갖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아라미드 섬유는 나일론 개발 이후 고분자계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초 아라미드 섬유는 방탄복에 적용돼 두께가 얇으면서도 가벼운 혁신적인 방탄복을 탄생시켰다. 곧바로 뛰어난 내열성 덕분에 방화복에도 확대 사용됐다. 이외에도 가볍고 강한 소재를 필요로 하는 항공기, 휴대전화, 타이어, 건축자재,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5월 듀폰에 약 30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6년 이상 끌어오던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소송기간 헤라크론을 연간 약 5000t 생산하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소송이 종료된 이후 공장 가동률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헤라크론 공장의 평균 가동률도 2013년 72%, 2014년 90%에서 소송이 마무리된 최근에는 100%에 달한다. 연도별 헤라크론 매출액은 2013년 690억원, 2014년 89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에는 약 950~1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헤라크론 수요 급증에 대비해 3000t 규모의 공장 증설이 가능한 부지도 이미 확보해 둔 상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소송으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만큼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아라미드 사업을 그룹 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