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X ‘골드번호’ 불법 거래액 규모 267억원 달해

입력 2015-09-14 17:17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14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골드번호’로 일컬어지는 휴대전화 등이 번호매매사이트를 통해 거래된 금액이 267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골드번호란 ‘1004’ ‘7777’ 등 기억하기 쉬운 번호를 뜻한다. 권 의원에 따르면 실제 거래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이 사이트에는 하나에 최대 5억원을 호가하는 골드번호도 있었다. 2012년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을 개정해 이러한 골드번호를 거래할 경우 통신사업자가 그 번호를 회수할 수 있도록 했지만, 미래부가 직접 번호 회수 명령을 내린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 의원은 이러한 골드번호 매매가 ‘011’ ‘017’ 등 ‘01X’ 이용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영업활동이나 불가피한 개인사정 등으로 ‘01X’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있지만 일부가 불법 번호매매 사이트를 통해 상업적으로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공공자원인 번호를 개인 수익수단으로 삼는 경우 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서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정상적인 번호매매 실태를 집중 단속해 번호 회수 등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