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의 한 단면...담배 셔틀 아시나요?” 공항 면세점 담배 사재기

입력 2015-09-14 14:59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 시행 이후, 공항 면세점에 주변 지인 등의 부탁으로 담배 사재기를 하는 일명 '담배셔틀'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이후 공항 면세점의 담배 판매액이 전년에 비해 3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2012년 1월~2015년 7월) 제주공항 내국인 면세점의 담배 매출액 변동 추이에 따르면, 담배 판매액은 정부가 담뱃값 인상 계획안을 발표한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실제로 담뱃값이 오른 올해 1월부터는 전년동기의 3배에 육박할 정도로 급상승했다.

제주공항 내국인 면세점의 올해 1월 담배 판매액은 51억 4000만원으로 직전 기간인 2014년 12월보다 60%나 매출이 증가했다. 전년 동기의 17억 5000만원에 비해서는 무려 3배 가까이 판매액이 늘어났다.

국제선 면세점 역시 정부의 담뱃값 인상을 기점으로 판매액이 늘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올해 1월 담배 판매액은 215억원으로 직전 기간(2014년 12월)보다 16.7% 증가했고, 전년 동기 판매액인 152억원에 비해서는 1.4배 가량 늘어났다.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역시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김 의원은 "담뱃값 인상의 본래 취지는 담배 판매 억제를 통해 흡연율을 낮추고 국민건강에 기여하려는 것이었지만, 풍선효과로 면세점 담배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며 "세수 확대 효과도 없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거두지 못한 채 느닷없이 면세점과 담배회사만 쾌재를 부르게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