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전차 미사일 ‘현궁’ 비리로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수사를 받던 LIG넥스원 연구원 김모(43)씨가 1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합수단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2시45분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뒤편 화단 인근에 쓰러져 있던 김씨를 아내가 발견하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아내에게 남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는 “미안하다. 한 때 실수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달 검찰에 피의자신분으로 3차례 소환돼 조사받았고, 이날 4번째 출석할 예정이었다.
합수단은 지난달 25일 현궁 비리 혐의로 LIG넥스원을 압수수색하고 같은 날 및 26일 김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어 28일 김씨를 소환 조사했고, 이날 4번째로 조사할 예정이었다. 합수단은 앞서 압수수색 영장과 함께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나 체포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 불행한 일이 생겨 안타깝고 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 과정에 모두 변호인이 참여해 순조롭게 조사가 진행됐고, 조사과정에 어떠한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고, 방위사업비리 척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합수단에서 2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방위사업청 전 사업부장 함모(61)씨가 행주대교에서 투신자살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북한군 신형전차에 대항하기 위한 ‘현궁’의 개발·도입 과정에서 공문서 조작 등의 비리가 불거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해왔다. 합수단은 계약 조건에 미달된 무기 성능평가 장비가 납품되는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현궁' 방산비리 수사받던 LIG넥스원 연구원 자살
입력 2015-09-14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