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언제 와요” “바퀴벌레 잡아주세요” 112 허위·장난신고 급증

입력 2015-09-14 13:42

“출입문이 열려 있는데 바퀴벌레가 있어 문을 닫을 수가 없어요.” “홈쇼핑에 주문한 두유가 썩었어요.” “비가 언제 오는지 알고 싶어요.” “30분째 기다려도 버스가 안와요.”

일상생활에서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지만 모두 112로 걸려온 신고전화 내용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112에 접수된 허위신고는 3만2425건에 이른다. 허위신고는 2011년 1만479건, 2012년 1만465건, 2013년 7504건, 지난해 2350건, 올 들어 지난달까지 1627건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허위신고로 형사입건된 사례는 2011년 27건, 2012년 57건, 2013년 188건, 지난해 478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에는 112에 100회 이상 전화한 신고자가 173명이나 된다. 이 중 1000회 이상 전화를 한 사람도 5명이 있다.

허위신고를 한 사람 중 7247명이 형사입건되거나 경범죄로 처벌을 받았다. 형사입건으로 이어진 경우는 지난달 25일 “간첩이 나타났다”는 허위신고와 지난 4월 술을 마신 뒤 18회에 걸쳐 “집에 태워 달라”고 한 신고, 지난 3월 “테러리스트가 한국을 공격한다. 청와대를 공격한다”고 한 신고, 지난 7월 “잠실야구장 중앙 타자석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중학생의 신고 등이다.

처벌자들 중 구속은 82명, 불구속 입건은 1043명이었다. 벌금 5886명, 구류 169명, 과료 67명 외에 손해배상청구는 143명에 이른다. 임수경 의원은 “치안에 구멍이 생길만큼 지속적인 허위·장난신고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온라인 편집=박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