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티아라의 멤버 효민(26)은 한 번의 완벽한 시구를 위해 일주일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나흘 전에는 프로야구 KBO리그 경기가 없는 낮 시간에 야구장 한쪽의 작은 공간을 빌려 연습했고, 이틀 전에는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안방인 PCN 파크로 도착해 투구를 연마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선보인 ‘개념 시구’는 그런 노력의 결과다.
효민은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앞두고 마운드에 섰다. 피츠버그 구단 사상 첫 한국인의 시구를 위해서였다. 강정호는 타석에 앉아 효민의 시구를 받았다. 와인드업 자세에서 날씬한 몸매를 드러내 PNC 파크의 남성 관중들로부터 한 차례 환호를 받은 효민은 마운드에서 타석까지 노바운드로 날아가 강정호의 글러브로 정확하게 꽂힌 투구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효민은 우리나라 야구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개념 시구’ 연예인이다. 여배우 홍수아(29)부터 걸그룹 에이핑크의 윤보미(22)로 이어진 계보의 사이에 효민이 있다. 효민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주 내내 시간을 쪼개 야구장을 찾았다. 서울 목동구장 한쪽의 작은 공간에서 와인드업 자세와 투구를 연습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사진)에 올려 기대감을 높였다. 이틀 전인 지난 12일 미국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야구장으로 이동할 정도로 열성을 드러낸 효민이다. 효민은 티아라의 팬들은 물론 야구팬들에게까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효민의 시구는 강정호와 피츠버그 선수들에게 모두 기운을 불어넣었다. 강정호는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90으로 상승했다. 피츠버그는 연장 11회말 조시 해리슨의 적시타로 경기를 끝내면서 7대 6으로 승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준비가 남달랐던 효민… 개념 시구로 메이저리그 정복
입력 2015-09-14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