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과 아쉬움이 교차한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

입력 2015-09-14 10:42

‘손세이셔널’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대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다.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5-2016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61분 동안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과감한 슈팅과 간결한 패스도 돋보였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선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약점도 노출했다.

손흥민은 경기 초반 몸놀림이 가벼웠다. 수비 시엔 상대 선수를 압박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특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으로부터 킥 능력을 인정받아 세트피스에서 키커로 나선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팀 동료들과 엇박자를 내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분데스리가보다 빠른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은 종종 고립되는 장면을 연출했고, 패스 타이밍에서 동료들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패스 성공률은 70%대에 머물렀다. 또 측면 공격수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팀 전술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후반 16분 교체 아웃됐다. 이후 라이언 메이슨의 결승골이 터져 아쉬움이 컸다.

손흥민의 플레이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BBC는 “손흥민은 7번 유니폼을 입고 측면 공격수로 나섰지만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며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의 움직임이 훨씬 많았다. 손흥민의 세트피스는 엉망이었다”고 혹평했다.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을 뺀 나머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보통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며 “손흥민도 토트넘이 기대하는 페널티지역의 스나이퍼보다는 보병 같은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의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 후 “처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뛰게 돼 놀라웠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분명히 더 잘할 수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아주 잘 뛰었기 때문에 만족한다. 우리 팀을 위해 좋은 선수다”고 평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