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연애보고서’… “23% 이성교제 해봤다”

입력 2015-09-14 09:14
자료 사진.

초등학교 4∼6학년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23%가 이성교제를 해봤다고 답했다. 여학생은 절반가량이 화장한 경험이 있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어린이 생활 보고서’를 발표했다. 재단은 올해 5월 초등학교 5∼6학년생 20명을 어린이 연구원으로 선발해 조를 나눠 각자 관심 있는 생활 이슈를 연구하게 했다. 전문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사전 연구, 실태 조사, 인터뷰 등을 거쳐 만든 보고서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본 그들의 생활상과 인식이 고스란히 담겼다.

4∼6학년 115명을 조사한 ‘초등학생 이성교제 보고서’에 따르면 23%(27명)가 “이성교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성교제를 해 봤다는 어린이 59%는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했다고 밝혔다. 어렵사리 이성교제 사실을 고백했건만 부모의 절반가량(41%)은 ‘그냥 웃고 넘겼다’고 한다. 자식의 이른 이성교제 소식에 아주 기뻐한 부모도 29%나 됐지만 아예 믿지 않는 부모와 비율이 같았다.

이성교제를 하면서 좋았던 점으로는 ‘서로 의지할 수 있다’ ‘여가를 함께 한다’ ‘학업에 도움이 된다’ 등 순으로 꼽혔다. ‘친구들에게 뽐낼 수 있다’는 답도 나왔다. 이성교제를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헤어지면 힘들다’ ‘돈을 많이 쓴다’ ‘싸웠을 때 힘들다’ ‘학업에 지장이 있다’ 등 순으로 조사돼 성인이 연애·실연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성교제 시 스킨십의 정도를 묻는 항목에는 손잡기(33%), 어깨동무(22%), 안기(19%) 등의 답이 많았다. '뽀뽀하기'를 답한 어린이는 없었다. 성교육이나 이성교제와 관련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30%가 없다고 답해 건전한 이성교제를 위한 교육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어린이 연구원들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화장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 보고서’의 설문 결과를 보면 4∼6학년 여자 어린이 123명 중 55명(45%)은 화장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화장한 경험 있는 여학생 55명이 소지한 화장품을 다 모아보니 143개였다. 한 명당 평균 2∼3개의 화장품을 쓰는 셈이다.

제품 별로는 틴트(63개), 색조용 립밤(44개) 등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이 많았고 BB크림(16개), 볼 터치(7개) 등 순이었다. 심지어 아이라인(4개), 마스카라(3개) 등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도 있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