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의 이별통보에 앙심을 품고 내연남의 아기가 먹는 분유에 아스피린 가루를 타는 등 ‘복수극’을 벌인 2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함석천 판사는 내연남의 집에 들어가 분유와 찌개 등에 아스피린 등을 넣은 혐의(상해 및 재물손괴) 등으로 기소된 장모(28·여)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함 판사는 또 장씨에게 보호관찰 2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장씨는 A씨가 운영한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직원으로 일하다 사귀게 되었지만 2월 말 이별을 통보받았다. 그러자 장씨는 A씨의 아내 B씨에게 자신이 남편과 바람을 피웠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범행을 계획했다.
장씨는 4월 중순과 5월 초 두 차례 A씨 부부가 현관문을 열어놓은 채 외출한 틈을 타 집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아스피린 가루를 분유에 넣고 쓴맛이 나는 엄나무순 나물즙을 된장찌개 등에 집어넣었다. 현금과 신용카드, 신분증 등이 들어 있는 지갑도 훔쳐 나왔다.
장씨는 5월 말에는 직접 아내 B씨를 찾아갔다. 장씨는 같은 동네 주민인 척 행세하며 “근처에 도둑이 들었다는 소문이 있어서 얘기하고 싶다”며 B씨 집에 들어가 대화하던 중 미리 약을 탄 냉커피를 내밀었다. 어지러움과 실신 등 부작용을 초래하는 ‘클로자핀’ 성분이 함유된 커피를 마신 B씨는 구토 증세를 보였고, 수상히 여긴 B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장씨의 범행이 들통났다.
함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B씨와 아이가 충격을 겪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분유통에 아스피린 가루 넣는 등 내연남에 '복수극' 벌인 20대女 집유
입력 2015-09-13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