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13일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 문제와 연계시킨 혁신안 통과를 위한 16일 중앙위원회의 개최를 연기하고, 일단 보류된 재신임 절차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표께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을 통해 "문 대표가 말한 재신임은 당의 근본적인 혁신 문제를 개인 신상문제로 축소시킴과 동시에 혁신논쟁을 권력투쟁으로 변질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문 대표가 전날 당내 중진의원들과 회동을 통해 재신임 투표를 일단 연기하고 중앙위는 예정대로 열기로 결정한 데 이어 나온 입장이다.
안 전 대표의 이 같은 요구로 전날 문 대표와 중진들의 합의를 계기로 수습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새정치연합의 재신임을 둘러싼 내분은 새로운 변수를 맞은 셈이 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성명에서 "공천룰과 대표직 신임을 연계하는 중앙위 개최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또 다른 갈등만 양산할 뿐이다. 그런 중앙위의 결정이 어떤 당위와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중앙위 핵심 안건인 공천혁신안에 대해서도 "혁신의 본질도 아닐 뿐더러, 이미 2012년에 모바일 경선과 선거인단 모집 과정의 참담한 결과를 봤다"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중앙위를 강행한다면 찬반이 격렬하게 나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은 혼란과 분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전 대표는 "재신임을 위한 여론조사도 취소해야 한다. 제도를 편법으로 운용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해 악용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다고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한다"며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조사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의미부여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는 "국민의 관점과 기준에서 밤을 지새워서라도 당의 새 길을 찾는 '혁신 끝장토론'이 필요하다"며 '지역별 전당원 혁신토론제'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혁신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안 전 대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비판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관악청소년회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저를 설득하려 하지 마시고 국민을 설득하라고 말씀드렸다. 국민께서 지금까지 혁신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평가하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중앙위 연기 요구가 문 대표와 당내 중진의원 간 합의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앙위 연기는) 원래 중진의원들이 가진 생각이다. 중앙위 연기도 필요하다고 해서 저는 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는 19일로 대선출마 선언 3주년을 맞는 소회로는 "3년이 30년 같다. 정치인이 3년으로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경험을 하며 어떤 일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게 됐다"며 "3년 만에 알게 된 것은 굉장히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치를 하면서 의사, IT 전문가, 벤처 전문가, 대학교수, 정치인까지 5번째 직업을 갖게 됐다"며 "이전 분야의 경험을 지금 하는 일에 녹여 활용하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정치인 3년이 30년 같다” 안철수 “어떤 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됐다”
입력 2015-09-13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