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에 웃은 KIA, 눈물 흘린 한화…5위 싸움 새 변수된 비

입력 2015-09-13 17:35

프로야구 5위 경쟁 팀들이 비에 웃고 울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비로 인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반면 한화 이글스는 비마저 도와주지 않으면서 가을야구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KIA는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색이 짙었지만 비가 살려줬다. 당시 KIA는 선발 임기준이 1회에만 6실점하며 무너졌다. 그런데 0-6으로 패색이 짙던 3회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66분을 기다린 끝에 노게임이 선언됐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순위 싸움에서 비로 인해 1패를 면하게 됐다.

다음 날 LG전에서도 KIA는 비 덕을 톡톡히 봤다. KIA는 선발 유창식이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3회까지 5피안타 3볼넷을 내주며 2-3으로 끌려갔다. 그런데 4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경기는 중단됐고, 5분 후 경기가 재개됐다. 그런데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뜨거웠던 LG 타선이 잠잠해진 반면 KIA 타선은 힘을 냈다. 결국 KIA는 7대 3으로 승리하고 3연승을 내달리며 5위 싸움의 우위에 섰다.

가뜩이나 힘든 승부를 펼치고 있는 한화는 비마저 외면하고 있다. 한화는 1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배영수가 무너지며 3회말 0-8로 크게 뒤졌다. 그런데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비는 20분 가까이 세차게 내렸고, 방수포를 덮은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주변을 제외하고 내야는 그야말로 물바다가 됐다.

한화는 비에 희망을 걸었다. 이 정도면 노게임이 선언될 터였다. 하지만 거짓말 같이 경기 중단 30분 후인 오후 7시 14분부터 빗줄기는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1승이 중요한 롯데는 필사적으로 경기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야에 흥건히 고인 물을 빼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원이 총동원됐다. 구장 경호직원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사무를 보던 직원들도 바지를 무릎 위로 걷어 올리고 그라운드에 뛰어들었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통역뿐만 아니라 백업 포수들까지 참여해 관중들의 힘찬 응원 속에 물빼기에 돌입했다. 결국 경기는 경기 중단 1시간 2분 만인 오후 7시 46분부터 재개됐다. 결국 한화는 2대 11로 대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