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24·CJ오쇼핑)과 김민휘(23)는 국가대표 선후배 사이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이었다. 당시 한체대 재학생이던 이경훈이 선배였지만 안양 신성고에 다니던 김민휘가 에이스였다. 김민휘는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이경훈은 공동 4위로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한국 남자팀은 출전 선수 4명 중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한 단체전 금메달도 가져왔다.
2관왕을 차지한 김민휘는 이듬해 프로로 전향한 뒤 2012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며 한국 남자 프로골프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다. 올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본격 진출해 바바솔 챔피언십에서 3위까지 올랐다. 역시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프로로 전향한 이경훈은 2012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나가시마 시게오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지만 국내 무대 우승은 없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주요 연습 코스였던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22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 골프대회 최종일. 이경훈은 아마추어 시절 추억이 가득한 대회 코스에서 김민휘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국내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 이글 1개, 버디 5개에 보기는 2개로 막은 이경훈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쳤다. 역시 5타 줄인 김민휘에 4타 앞선 완벽한 우승이었다. 우승상금 3억원을 받은 이경훈은 상금랭킹 74위에서 1위(3억1560만원)로 수직상승했다.
송영한(24·신한금융그룹), 허인회(28·상무) 등 2위 그룹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경훈은 5번홀(파5) 이글을 포함해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10번홀까지 3타를 줄인 김민휘가 단독 2위로 추격에 나섰지만 5타차의 격차를 줄이기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경훈이 12번홀(파4) 보기를 범해 4타차로 좁혀졌고, 두 조 앞서 경기한 김민휘가 14·15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이경훈을 압박해 왔다. 이 위기에서 뒤따르던 이경훈 역시 14·15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차례 페어웨이를 놓치며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이경훈은 완벽한 쇼트게임과 퍼팅을 앞세워 챔피언임을 입증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이경훈, 한국오픈에서 국내 투어 첫 우승
입력 2015-09-13 17:20 수정 2015-09-13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