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혁신안으로 촉발된 당 내분 사태에서 연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주류 진영 중에서도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안철수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대선주자로서 문재인 대표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안 의원은 13일 문재인 대표를 향해 혁신안 통과를 위한 16일 중앙위원회의 개최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신임 여론조사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문 대표가 전날 당내 중진 의원들과의 회동을 통해 재신임 투표를 연기하고 중앙위는 예정대로 열기로 했지만 압박 강도를 더 높인 것이다.
안 의원은 성명에서 “공천 룰과 대표직 신임을 연계하는 중앙위 개최에 동의하지 않는다” “중앙위의 결정이 어떤 당위와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겠나”라고 비판하는 등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역별 전당원 혁신토론제'를 개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 이후 사퇴한 뒤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지난 2일 “혁신안은 실패했다”고 규정한 뒤, 전에 없던 단호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번 논란을 대선 전초전 1라운드 성격으로 보고 있다. 안 의원이 문 대표와 각을 세워 대선 주자로서 위상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날 발표한 성명의 제목도 ‘문재인 대표께 드리는 글’이다.
공천 혁신안 자체에 대한 정치적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천 혁신안을 보면 당내 경선에서 국민 비율을 100%로 높이도록 돼 있는데, 이렇게 되면 당 외곽에 열광적 지지 세력이 있는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 혁신안을 보면 문재인 대표 쪽 인사들에게 유리하게 돼 있고, 안 의원의 우호세력에게는 불리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혁신안 자체가 당내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안 의원이 주장해온 ‘새 정치’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도 ‘공격적 행보’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성명에서 “‘안철수는 새정치 한다더니 무엇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질타를 두렵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안철수가 달라졌다 왜?
입력 2015-09-13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