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전면전 치닫는 국감, 국회 전 상임위 가동 곳곳에 뇌관

입력 2015-09-13 17:11
여야는 2주차 국정감사를 앞둔 주말 상임위원회별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지난 10~11일 이틀간의 국감이 ‘탐색전’이었다면 이번 주부터는 ‘전면전’이 벌어지는 셈이다. 올해 국감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두 차례에 나눠 실시되는 만큼 사실상 이번 주가 절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회 상임위 풀가동, 기재·정무·안행위 등 곳곳에 뇌관=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14~15일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경제정책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근혜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노동개혁을 비롯해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재정건전성과 세입 확충 방안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정부·여당 대(對) 야당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되는 곳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13일 현안 브리핑에서 “정부의 총체적인 경제정책 실패와 가계 부채 문제를 집중 지적 하겠다”고 공세를 예고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감사(17일)도 단연 관심사다. 노동개혁에 맞서 재벌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야당이 가장 벼르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의 정치적 편향성을 이슈화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좌편향 집필진에 의한 역사 왜곡이 굉장히 심하다”며 “이 문제만큼은 이번 국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가야 된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안행위의 서울시 국감에선 모처럼 여야 공수가 뒤바뀔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다시 불거진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을 최대한 이슈화하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박 시장과 관련된 정보를 전방위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를 놓고 여야간 신경전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색 소품 내세워 ‘반짝’ 스타 노리는 의원들=올해 국감에선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색 소품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인지도 쌓기란 해석이 나온다. 국감 첫날엔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 보좌관이 ‘코뽕’, ‘얼굴 밴드’ 등 셀프 성형기구를 직접 착용해 주목을 받았았다.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장애인 보호장구에 대한 영세율 적용 문제를 제기하면서 목발과 목발부품을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국감장에 드론(무인비행장치)을 띄웠다. 그는 “10년 내 드론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국산 제품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며 정부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같은 당 한선교 의원은 200권이 넘는 EBS 수능교재를 국감장 천장에 닿을 정도로 쌓아놓고 “이 많은 책 중에서 연계 교재는 60권 뿐”이라며 “다 학생들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바람 피우세요’라는 문구가 떠 있는 ‘애슐리 매디슨’ 홈페이지를 국감장에 띄우는가 하면, 김상민 의원은 몰레카메라가 장착된 야구모자와 안경을 착용하고 질의하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엔 정부를 꼼짝 못하게 하는 송곳 질문으로 국감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이벤트성 질의와 소품으로 반짝 주목을 받는 것이 대세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