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 부담스럽지 않은 관가?” 야당 내분 사태로 공격수 안보여

입력 2015-09-13 16:22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이자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서 국감이 13일 첫 주말을 보내는 가운데 초반 흐름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으로선 국감을 통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이를 내년 총선까지 끌고가고, 여당은 정부를 엄호하며 비판 여론 확산을 막아내는 상황이 예상됐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보니 치열한 공방 대신 다소 맥빠진 논쟁만 이어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국감의 주인공이자 공격 역할인 야당이 당 내홍 탓에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수비 역할인 정부 여당은 드러내놓고 반색하지는 못하지만 '표정관리'를 하는 분위기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국감 초반부터 위기감과 자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카카오톡 사찰 논란이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등으로 집중 공세에 나섰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정종섭 행자부 장관의 선거법 위반 혐의 발언 추궁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안에서 압박의 강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애초 새정치연합은 국감 시작 전날인 지난 9일 공천혁신안 의결을 계기로 '단일대오'로 국감에 임하려 했으나, 문재인 대표가 돌연 꺼내든 재신임 투표 제안이 '블랙홀'이 돼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역대로 국정감사는 정부여당의 실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야당의 판'으로 평가되고 야당이 이슈를 주도하며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이같은 야당이 이끄는 이슈는 부각되지 않는 상황이다.

일단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연기함으로써 파국을 피하고 국감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는 만들었다는 관측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혁신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원회 등 고비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재신임 논란으로 애써 준비한 '1면톱' 거리 이슈들이 날아가면서 많은 의원실에서 한숨을 쉬었다"면서 "재신임 투표든 중앙위든 결과에 따라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텐데, 남은 국감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바짝 긴장했던 정부 여당은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야당의 공세가 예년만 못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

포털 뉴스 공정성 논란, 노동개혁,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국감 초반 쟁점들은 대부분 정부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과제들로, 여권이 이슈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우리가 던진 이슈에 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다. 공수가 바뀐 느낌"이라며 "야당이 능력 부족과 전력 부재로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예년에는 야당의 폭로에 정부 여당이 대응하지 못한 적도 많았는데 지금은 그냥 임시회 전체회의나 다를 바 없이 편안한 분위기"라며 "여당이 나서 정부를 방어해줄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국회가 총선을 앞두고 있어 국감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면서 "관가에서는 이번 국감을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