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나 “61살 내 얼굴 자랑스럽다”… 트럼프 ‘외모 비하’ 막말에 반격

입력 2015-09-12 15:59
"숙녀분들, 이 얼굴 좀 보세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외모를 비하한 경쟁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을 고스란히 되받아쳤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국공화당여성연합 연례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말을 꺼낸 피오리나는 "61살 먹은 여자의 얼굴"이라며 "나는 내가 살아온 한 해 한 해와 모든 주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여성 청중들은 웃음과 환호로 화답했다.

피오리나의 이 발언은 트럼프가 최근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과 인터뷰를 하던 중 TV에 피오리나가 나오자 "저 얼굴 좀 봐라"며 "누가 저 얼굴에 투표를 하고 싶겠냐"고 한 막말을 그대로 받아친 것이다.

피오리나는 또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의 리더십을 겨냥해 공격했다.

피오리나는 "리더십은 지위나 직함과 관련된 게 아니다. 또 사무실이나 비행기, 헬리콥터, 또 자부심의 크기와도 상관없다"고 꼬집었다.

억만장자인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을 큼지막하게 새긴 호화 자가용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타고 유세 현장을 누비고 있다.

피오리나는 자신이 현재 상황에 도전하면서 세계적인 기업가들과 함께해 온 증명된 지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경험, 관점, 희망, 욕구는 이 나라의 절반인 남성들만큼 다양하다"며 "개인적으로 '여성 문제'라는 말이 지겹다. 모든 문제가 여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피오리나는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클린턴 전 장관이 세계 지도자들과 사진 촬영을 할 때 자신은 그들과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집무 첫날 '친구'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약속하고 이란 지도자에게는 핵합의는 끝났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의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파문을 겨냥해 최고사령관은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피오리나는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나에게 투표하고 지지해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내가 선거에서 이기고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는 데 가장 자격 있는 후보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투표와 지지를 청한다"고 호소했다.

박봉규 선임기자 bg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