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대혼돈 속으로” 문재인-野중진 2시간 심야회동 합의 실패

입력 2015-09-12 00:36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최고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재신임 투표를 강행하로 하면서 새정치연합이 대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내 중진들이 재신임 투표를 적극 만류하고 나서면서 이날 밤 문 대표와 이석현 국회 부의장, 박병석 의원 등 당내 주류·비주류 중진들이 서울 시내 모처에서 함께 모여 긴급 회동을 갖는 등 당내 갈등을 막기 위한 논의를 했지만 합의가 불발에 그쳤다.

문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신의 재신임 문제를 놓고 최고위원들과 격론을 벌였다가 재신임 방안을 대변인에게 발표하도록 지시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김성수 대변인은 “재신임 투표는 9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동안 실시하고 결과는 16일 중앙위원회가 끝난 직후 공표하기로 했다”며 “전 당원 전화자동응답(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각각 실시하고 어느 한쪽에서라도 불신임을 받으면 그 결과에 승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재신임은 당헌·당규에 절차 규정이 없어 대표의 결단으로 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재신임 투표 준비 및 진행을 위해 신기남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 당원 투표 및 국민여론조사 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석현, 박병석 등 3선 이상 중진 의원 17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모여 “당내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뒤에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아 이날 밤 문 대표에게 전달했다. 중진들의 의견은 사실상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강행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석현·박병석 의원과 문 대표는 이날 서울 시내에서 만나 2시간 동안 회동을 이어갔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중진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에게 중앙위원회 소집, 재신임투표와 여론조사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재신임 시기는 추석 전까지 연기할 수 있지만 중앙위원회 소집은 연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결국 중앙위원회 소집, 재신임투표와 여론조사는 당초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