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난민 사진 속보] 10일 오후 7시(한국시간)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을 넘으려는 ‘유럽 난민’이 그리스 경찰의 호위 속에 자신들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이날 50명씩 조를 이루게 한 뒤 임시 철망을 가설한 마케도니아 측에 난민을 넘기곤 했다. 마케도니아 경찰은 한 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철망을 열어 비자와 무관하게 난민의 입국을 허용했다.
이날 난민들은 폭우 속에서 비를 흠뻑 맞은 채 하염없이 기다렸다. 유엔난민기구 및 그리스적십사사 등이 구호품 등을 전달하며 이들을 돌봤으나 워낙 몰려드는 난민들로 물품은 턱 없이 부족했다.
그리스가 난민을 무작정 대기시키는 것은 사회 문제 발생을 염려한 조치로 보인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등도 난민에게 기준 없이 국경을 개방해 흩어지게 할 경우 노숙 등으로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국경을 넘어오는 즉시 버스 등에 실어 이웃 국가 국경까지 보내는 것이다. 난민이 자국을 신속하게 벗어나게 하는 ‘국가 간 수건돌리기’가 난민 통과 국가마다 벌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질척한 바닥엔 난민들이 버리고 간 옷가지들로 일대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난민이 지나는 길목인 그리스 국경 에부조리 마을 주민은 문을 꼭 닫고 행여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난민 가운데는 소위 B급 난민(이주민)으로 구분되는 아프가니스탄 탈출자들도 100명에 1~2명 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날 이 국경을 넘은 시리아난민 등은 6000여명에 달했다. 글·사진=에부조리(그리스) 전정희 특파원 jhjeon@kmib.co.kr
[사진] '유럽 난민' 놓고 난민 통과 국가 간 '수건돌리기' 양상
입력 2015-09-11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