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가 제2차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갖고 장관 등 고위급 대화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방·안보협력 청사진을 발표했다.
호주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은 11일 시드니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호주의 줄리 비숍 외무, 케빈 앤드루스 국방장관과 2+2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향과 계획을 제시한 '안보·국방협력 청사진'을 공개했다.
양국 장관은 약 2시간에 걸친 회담 후 내놓은 청사진을 통해 우선 외교·국방분야 고위급 대화 및 협의를 정기적으로 지속하면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2+2 회의를 격년으로 여는 데 이어 외교장관 간 그리고 국방장관 간 회담을 매년 정기적으로 갖기로 하는 한편 정상회담 정례 개최도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 고위 간부들이 참여하는 전략대화를 매년 개최하고, 국방부 국장급이 참여하는 국방정책실무회의도 열기로 했다.
양국은 또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경찰, 사이버 안보, 국경안보, 해양안전 등 각 분야에 대한 협력 증진을 다짐했다.
양국은 '한·미·호' 3자간 국방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이를 증대시킬 기회도 모색하기로 했다고 국방·안보 협력 청사진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남북간 '8·25 합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를 통해 규명된 인권 문제를 해결할 것도 촉구했다.
이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양국이) 모든 관련 유엔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진정한 파트너 관계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양국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조하는 핵심 중견국으로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숍 장관은 북한 문제도 솔직하게 논의했다며 "한국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하는 우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숍 장관은 또 북한 대사관의 재개설 가능성과 관련, "최근에는 대사관 재개설 요청이 없고, 접촉도 제한적"이라며 "요청을 해온다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숍 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행위나 행태가 재개설 문제에 중요하다"고 말하고 평화구축을 위해서라면 긍정적 역할을 맡아 돕고 싶으며 한국정부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재정난을 이유로 호주 내 대사관을 폐쇄한 북한은 2013년 초 대사관 재개설 의향을 밝혔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을 이유로 허용 방침을 철회했다.
두 나라는 이밖에 제3차 2+2 회의를 2017년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2013년 7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이번에 두 번째로 2+2 회의를 열었다. 한국이 2+2 회의를 하는 나라는 미국과 호주 2개국뿐이다.
아태 지역에서 호주는 한국·일본과 함께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한·미·일' 협력과 더불어 '미·일·호' 3각 안보협력은 미국의 아태 정책에서 중요 축으로 꼽힌다.
2+2 회의에 앞서 4명의 양국 장관은 시드니 시내 무어파크에 설치된 6·25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으며 호주 6·25 참전용사들과 환담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한-호 제2차 2+2회담 “북한, 대사관 재개설 희망시 고려”
입력 2015-09-11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