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를 놓고 여야가 또 정면충돌했다.
안행위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국감 때도 똑같은 문제로 시작부터 공방을 벌였고, 야당이 정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퇴장하면서 첫날 감사가 파행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관례에 따라 기관장 인사말 후 국감장에서 퇴장하는 이인복 중앙선관위원장을 불러 세워 정 장관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선관위의 조사 결과 발표 날짜가 7일에서 14일로 돌연 연기된 사유를 따져 물었다.
이 위원장은 기존의 선관위 정례회의 일정(9월 21일)과의 충돌을 고려해 7일로 계획했으나 위원들이 조사와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요청해 중간 날짜인 14일로 조정했다고 설명한 뒤에야 회의장을 나갈 수 있었다.
이어진 질의에서도 여야가 팽팽히 맞섰다.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은 김용희 사무총장을 상대로 '빼든 칼이 단호하지 못할 때 법의 권위가 실추된다'는 정 장관의 저서 내용을 인용, "지금 정 장관의 행보와는 매우 반대인 아주 좋은 책인데, 이는 선관위가 새겨들어야 한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한 판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같은당 정청래 의원은 "지금까지 선관위가 여당과 관련한 일련의 선거법 위반 사례에도 가장 가벼운 조치인 경고성 공문 발송으로 갈음하거나 무혐의로 고발을 기각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질타했다.
반면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자발적으로 건배 제의를 한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강력한 요청을 받고 건배사를 하게 된 것이고, 또 공개된 장소가 아닌 새누리당 의원연찬회에서 건배사를 했다"고 설명하며 "공직선거법 위반죄는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당 이철우 의원도 연이은 야당의 질타와 관련, "덕담한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공세)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선관위가 야당의 압박에 넘어가진 않겠지만 판단 잘 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용희 사무총장은 "(정 장관의 건배사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 위반은 '적절했느냐', '안 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사실 관계에 대해선 이미 정확히 조사가 끝난 상태이고 이제 법률을 적용하는 부분은 월요일 위원회 회의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행위는 전날서 파행한 행정자치부 국정감사를 오는 18일 다시 실시하기로 의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선관위 “정종섭 건배사 부적절...법 위반 판단은 별개 문제”
입력 2015-09-1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