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 행진에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더 이상 못참겠다”는 비난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당장 다른 후보들이 오히려 트럼프의 외모를 겨냥해 막말로 대응하는 등 공화당 후보 경선이 갈수록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발단이 된 것은 트럼프는 전날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과 인터뷰를 하던 중 TV에 공화당 경선후보인 휴렛패커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칼리 피오리나(여)가 나오자 “저 얼굴 좀 봐라, 누가 저 얼굴에 투표를 하고 싶겠냐”고 소리친 것.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막말이 ‘또’ 도를 넘었다”며 “이번에는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장 공화당의 다른 후보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이날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를 향해 “원칙이라고는 없는 병적으로 자기중심적인 미친 사람, 나르시시스트”라며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해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특히 트럼프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겨냥해 “머리에 다람쥐를 얹고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외모를 공격하다니 터무니없다”며 “어리석은 여름철은 끝났다. 그를 리얼리티 TV로 되돌려 보낼 때”라고 말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의 모욕적인 발언은 누구에게도 부적절하며, 대통령 후보에게는 더욱 그렇다. 칼리와 이 나라는 더 나은 대접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도 트위터를 통해 “명백하게 부적절하고 잘못된 인신공격”이라며 “이런 수치스러운 공격은 그만둘 때가 됐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케이티 패커 게이지도 “여성들은 모델 하이디 클룸이 조금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런 돼지같이 무례한 사람(pig)을 상대하는 것보다 이미 더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트럼프의 발언을 혹평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최근 CNN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8% 포인트나 오른 32%를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트럼프 여성 외모비하 막말에 공화당 주자들도 거센 반발
입력 2015-09-11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