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한화 “지면 끝, 너만은 꼭 잡는다” 5위 싸움 마지막 승부처 빅뱅

입력 2015-09-11 16:35

“지면 끝이다. 너만은 반드시 잡는다.”

5강 티켓을 놓고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맞붙는다. 양 팀 모두 이날 시작되는 2연전을 5위 싸움의 중요한 승부처로 보고 있다. 중요도로만 따지면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비견된다. 한 게임이라도 상대에게 내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팀이든 2패를 당했다간 그 후유증은 치명적이다.

5위 롯데는 치고 올라오는 다른 경쟁자들의 상승세를 저지하기 위해 한화와의 2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98일 만에 7위로 떨어진 한화는 롯데와의 승차를 뒤집기 위해서 이번 2연전에서의 전승이 필요하다.

현재 팀 분위기로는 롯데가 압도적으로 좋다. 롯데는 아킬레스건이었던 불펜진이 이달 들어 안정을 되찾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기준 9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1.99로 10개 팀 중 유일한 1점대다. 8월 중순만 해도 롯데는 4~5선발의 부재를 아쉬워하며 사실상 가을야구는 어렵다고 판단, 내년을 바라보는 내부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경쟁팀들이 주춤하는 사이 연승으로 치고 올라서더니 어느새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10일 현재 9월 전적 7승1무1패다. 불펜진이 경기를 끝까지 박빙으로 몰고 가면서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타선도 이 기간 타율 0.307을 기록하며 완벽한 투타 조화를 선보이고 있다.

반면 한화는 뒷문에서 힘이 달린다. 전반기 투혼의 불펜야구로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는 불펜의 두 축이었던 권혁과 박정진이 후반기 막판 구위가 떨어지면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 동력을 잃었다. 최근 27경기에서 세이브가 1개일 정도로 불펜이 조각났다. 9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6.42(8위)다. 한화는 이미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투수운용을 선보이고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싸우겠다는 모습이다. 한화는 2연전 중 마지막 경기인 13일 선발에 로저스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로저스의 등판이 성사된다면 로저스는 지난 8일 서울 잠실 LG트윈스전에서 128개의 공을 던진 뒤 4일 만에 등판하게 된다. 김성근 감독은 “정규 시즌을 전체 400m라고 한다면 이제 마지막 100m가 남은 상황이다. 스퍼트를 내야 한다. 혹사를 말할 때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현재 롯데와 한화의 상대전적은 7승7패로 동률이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지난달 8~9일 대전 2연전에서는 한화가 모두 승리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