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11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갈등 요소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다”며 “중국은 미국이 기존에 약속한 대로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시 주석의 외교 책사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사이버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은 해킹의 피해자”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양 국무위원은 “중국과 미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상호 존중과 평등, 상호 이익의 관점에서 사이버 안전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보고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안전보장 정보에서 기업 비밀, 지적재산권에 이르는 광범위한 권익을 표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이 같은 인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차이는 그대로 인정하되 공통점을 찾자는 것이다. 양 국무위원은 양국의 무역 확대, 국제 문제 협력, 군사적 유대 강화 등을 언급하며 “중국과 미국 사이의 신형대국관계가 양국의 이익 속에 작동하고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국무위원은 미·중 갈등이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각국에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중국의 친구들이 미국과 친구가 되기를 원하거나, 혹은 그 반대 상황이 전개된다면 두 나라는 그런 상황을 환영해야 한다”며 “우리는 서로 같은 친구를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시진핑 외교 책사 "미국은 남중국해 당사자 아니다"
입력 2015-09-11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