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대행 “국가대표급 라인업 자존심 세운다”

입력 2015-09-11 16:34
KBL 제공

12일부터 프로농구가 7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하지만 최근 프로농구는 불법 스포츠도박으로 어수선하다. 프로농구 감독 인터뷰 시리즈도 3개 구단 내부 사정으로 7회로 막을 내린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올 봄부터 평지풍파를 겪었다. 야심 차게 영입한 전창진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끝내 옷을 벗었다. 뒤이어 팀의 주축인 오세근마저 불법 스포츠도박에 가담해 기한부 출전정지 조치를 당했다. 이에 김승기(43)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재정비하고 있다. 김 대행은 “우리 선수들은 국가대표급이라는 자존심이 있다”며 “그 자존심으로 6강을 넘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만난 김 대행은 팀 장점으로 ‘자신감’을 들었다. 인삼공사는 오세근을 비롯해 강병현, 양희종, 박찬희, 이정현 등 팀 주축이 모두 국가대표급이다. 농구계에선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면 우승은 따논 당상”이라고 평가한다. 그런데 지난 시즌에는 손발이 맞지 않아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다. 김 대행은 “정말 좋은 멤버를 갖고 있는데 그 실력을 지난 시즌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선수들도 자존심이 상해 올 시즌을 앞두고 이를 갈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행은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 선수도 국내 선수들의 의견을 대폭 반영해 뽑았다. 그는 “물어보니 찰스 로드와 함께 뛰고 싶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며 “국내 선수들의 재능과 찰스 로드의 쇼맨십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의 키 플레이어로는 강병현을 꼽았다. 김 대행은 “사실 우리 선수들이 아직 부상 회복이 덜됐다”며 “그래도 강변현의 몸 상태가 가장 좋다. 강병현이 1, 2라운드에서 얼마만큼 해주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성적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김 대행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프로농구 코치를 맡았다. 국내 코칭스태프 중 코치 생활을 가장 오래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 김 대행은 “이제 어수선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며 “선수들이 차츰 안정을 찾고 시즌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오랜 은사였던 전 전 감독을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김 대행은 “전 전 감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농구는 곧 그 분이 지금까지 하셨던 농구”라며 “그분의 명예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양=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