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자기 뜻 안 따라준다고 화만 낸다” 주승용 “문재인 1인 정당 전락”

입력 2015-09-11 15:07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한 심정입니다. 정말 이렇게 정치를 해도 되는 것인지, 회의감이 밀려옵니다”라고 적었다.

주 최고위원은 “그래도 제가 명색이 제1야당의 최고위원인데, 아무 것도 결정할 권한이 없고, 그저 당대표의 결정에 들러리를 서는 역할만 강요당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주 최고위원은 “대표는 자신의 뜻을 따라주지 않는다고 화만 내고, 같은 지도부인 최고위원들과 전혀 대화하지 않고 복종을 강요하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것이 진정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정당민주주의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라며 “문재인 대표께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하시고, 다른 지도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신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주 최고위원은 “언론을 통해 그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해야 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라며 “저는 일단 문재인 대표의 개인적 결단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누구든 결과에 수긍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그리고 당연히 그 과정을 당연히 최고위원들과 협의해서 결정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라며 “그러나 저는 오판을 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께서는 재신임 여부는 물론 절차에 대해서도 전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라며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당은 ‘문재인의,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1당’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라고 규정했다.

주 최고위원은 “대표께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이후에 우리당이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것인지 혁신의 본질적인 문제가 사라지고, 때마침 시작된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도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당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당대표의 재신임 문제가 아닙니다”라며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이 요구하는 것도 당 지도부가 당을 제대로 혁신해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지, 당대표 재신임 여부를 묻자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규정했다.

주 최고위원은 “지금 우리당은 이런 근본적인 혁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토론하고 실천할 때이지, 사실상 ‘공천 룰’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혁신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당대표직을 걸고 밀어 붙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