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치료환자들 “육체적 고달픔보다 정신적 고통이 더 심해요”

입력 2015-09-11 17:26

투석치료를 받는 말기신부전증 환자는 육체적 고달픔보다 심리적 스트레스 때문에 더 많은 고통을 받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는 간호학과 양진향(사진) 교수팀이 20세 이상 혈액 투석환자 91명을 대상으로 5점 척도 스트레스 양(점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 많이 받음)을 분석한 결과 신체적인 스트레스(3.18점)보다 심리적 스트레스(3.40점)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4.19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투석을 계속 받는 것’(4.14점), ‘여가활동 제한’(4.14점), ‘사회생활 제약’(4.09점), ‘미래 불확실한 삶’(3.97점) 등의 순서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54점으로 40세 이전(3.06점)과 60대 이상(3.27점) 환자보다 스트레스 강도가 심했고 계속 직장을 다니는 환자(2.99점)보다는 직장을 그만둔 환자(3.53점)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석 기간별로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정도는 5년 이상 투석한 환자가 3.59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기혼자(3.42점)가 미혼자(3.10점)보다 높았다.

스트레스가 높은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우울증과 피로감이 높고, 하나 같이 자아 존중감이 낮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는 투석 환자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우울과 피로를 줄이고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2014년 말 현재 우리나라 투석 환자 수는 총 8만674명이며, 매년 약 8~9%씩 증가하고 있다.

양진향 교수는 “혈액투석 환자는 주 2~3회씩 1회에 4시간 동안 투석을 받아야 하며, 중단할 경우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질환에 비해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혈액투석 환자의 특성에 따른 스트레스 정도 차이를 고려하여 우울과 피로를 낮출 수 있는 개별화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한국간호교육학회지 8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