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반복되지 않길’ 시리아 아기 난민 재연한 사람들

입력 2015-09-11 00:24
트위터 캡처

30명의 사람들이 전 세계를 울린 시리아 난민 아기의 모습으로 해변에 몸을 뉘었다. 아기에게 일어난 비극이 또 다시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퍼포먼스였다.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모로코의 한 해변에서 30명의 사람들이 세 살배기 난민 에일란 쿠르디의 죽음을 재연했다. 이들은 발견 당시 쿠르디가 입고 있었던 빨간색 티셔츠와 파란색 바지를 맞춰 입고 나란히 모래사장에 엎드렸다. 그리고 쿠르디가 그랬듯, 잠든 것처럼 눈을 감았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엎드려 시신을 재연하는 모습은 분명 유쾌하지 않았다. 이 퍼포먼스를 기획한 모로코의 여배우 라티파 아르알은 매체에게 “예술가로서 ‘반응’은 나의 의무”라며 “작은 움직임이 많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동료들과 이곳에 왔다”고 설명했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한 기자는 “지중해는 독재, 내전, 테러의 피해자를 가로막는 장벽이 아닌 공유와 교류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터키의 한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쿠르디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뿐 아니라 전 세계를 울렸다. 쿠르디의 사진은 ‘인류애가 사라져버렸다’는 제목을 달고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결국 난민 문제를 서로에게 떠넘기며 싸우던 국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쿠르디 가족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IS(이슬람국가)이 위협을 피해 터키로 이동한 뒤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려다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쿠르디의 아빠는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엄마와 두 살 위 형이 함께 숨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