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슈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립스틱을 칠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겠다며 먼저 칫솔로 입술을 깨끗이 한 뒤 립밤으로 입술을 건조하지 않게 하고서 립스틱과 같은 색으로 입술선을 그리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화장법 강의가 지난달 31일 유튜브에 올라온 지 열흘만에 조회수 100만건에 육박하는 관심을 끄는 것은 레슈마가 ‘산성물질 테러’로 얼굴에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동영상의 주인공 레슈마 바노 쿠레시(18)는 지난해 우타르프라데시 주 알라하바드의 언니 집에서 형부와 그의 친구가 뿌린 황산에 화상을 입었고 왼쪽 눈도 잃었다.
쿠레시가 언니에게 형부의 학대를 참지 말고 경찰에 고소하라고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쿠레시는 산성피해 구호 단체인 ‘메이크 러브 낫 스카즈’(MLNS·흉터가 아닌 사랑을)의 도움으로 7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그의 얼굴에는 그날의 상처가 뚜렷하다.
화장법 강의 동영상 말미에 쿠레시는 “고농축 산을 사는 것은 립스틱을 사는 것만큼 쉽다”며 “이 때문에 날마다 여성들이 산성 물질 테러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쿠레시처럼 적극적으로 나서 자신의 피해를 알리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산성 물질 테러는 309건 발생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인도의 낮은 신고율을 고려할 때 매년 1000명 이상이 산성테러 피해자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