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이 오는 11∼13일 대만해협에서 실탄훈련을 실시한다고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10일 보도했다. 최근 대만이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한 상황에서 중국군이 사실상 ‘맞불전략’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중국해사국은 이날 실탄훈련 구역으로 설정된 지역의 위도·경도를 공개하고 훈련 기간에 선박, 항공기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사격 고도는 8000m로 공지됐다. 훈련해역은 대만으로부터는 상당히 떨어진 곳이지만 대만 당국은 중국군이 또 다시 이곳에서 실탄훈련에 돌입한 데 대해 긴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30일에는 중국해경이 대만해협에서 실탄훈련을 했다.
대만 언론들은 특히 중국군의 훈련이 대만의 훈련 기간과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측의 훈련기간 일부(11일)는 겹치기도 한다.
대만은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이 끝난 직후인 지난 7일부터 대만 중북부 신주현 군사기지에서 중국의 공격을 가상한 제31차 한광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마잉주(馬永九) 대만 총통이 지난 7일 훈련 현장을 시찰하고 장병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대만 국방당국은 다만 중국군의 이번 훈련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고, 그것은 중국군의 연례 훈련 계획의 일환”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중국군의 대만해협 훈련은 중국이 대만 일각에서 머리를 드는 ‘독립노선’에 우회적으로 경고음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6개월여 만에 열린 대만과의 장관급 회담에서 ‘대만독립 불가’ 입장을 반복적으로 표명하며 ‘독립노선’에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양측의 이번 군사훈련 신경전이 ‘열병식 후유증’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만이 중국의 군사력 과시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고 중국은 대만의 이런 공격적 반응에 ‘대만해협 실탄훈련’이라는 카드로 되받아쳤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대만 대규모 합동훈련에 중국군도 실탄훈련으로 ‘맞불’
입력 2015-09-10 19:34